키워드 구매경로 7단계[비교]

제품은 그대로 두고, ‘이름’만 바꿨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고객이 검색창에서 내 상품을 단 3초 만에 시각적으로 선택하게 만드는 ‘[클릭]’ 단계를 다루었습니다. 3초 만에 손가락을 멈추고 들어온 고객이 가장 먼저 시작하는 행동은 무엇일까요? 바로 다른 탭들을 여러 개 띄워두고 내 상품과 경쟁사 상품을 냉정하게 견주어보는 ‘[비교]’입니다.

이 비교 단계에서 내 상품이 그 카테고리 안의 ‘수많은 비슷한 상품 중 하나’로 인식되는 순간, 판매자에게 남는 선택지는 단 하나뿐입니다. 바로 마진을 깎아 먹는 참혹한 ‘가격 할인 경쟁’이죠.

혹시 지금 판매하고 계신 상품이 아래와 같은 답답한 상황에 빠져 있지는 않나요?

혹시 이런 상황, 겪고 계신가요

  • 결국 가격을 얼마나 깎아줄 것이냐의 피 말리는 가격 싸움만 남는다.
  • 우리 상품 상세페이지의 스펙 설명이 경쟁사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다.
  • 고객이 경쟁사 제품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시작하면 매번 선택에서 밀린다.

만약 하나라도 해당하신다면, 오늘 글을 통해 제품을 단 1%도 고치지 않고 비교 판도를 완전히 뒤집는 비결을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01이론

비교에서 이기는 방법은 오직 두 가지뿐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는 길은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남들보다 스펙과 가격을 훨씬 더 우수하게 만든다

피 터지는 레드오션

아예 경쟁사와 비교당하지 않는 새로운 자리를 선점한다

블루오션 카테고리 창출

오늘 다룰 핵심은 바로 후자인 ‘비교당하지 않는 자리를 선점하는 법’입니다. 기존 카테고리에 그대로 줄을 서면 스펙과 가격이라는 직선상의 잣대로 평가받지만, 카테고리를 살짝 옮겨 배치하는 순간 비교 대상 자체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제품 자체는 단 하나도 바꾸지 않고 ‘서 있는 위치’만 바꿔서 대박을 터뜨린 3가지 실전 사례를 소개합니다.

02사례 1 · 바툼 얼굴솜털제거기

미국 1,000만 개 대박 상품이 한국에선 재고가 되었던 이유

과거 제 지인 사장님께서 미국에서 1,000만 개 이상 팔리며 대박을 친 여성용 전기면도기를 국내에 정식 수입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검증된 제품이었기에 당연히 한국에서도 대박이 날 것이라 확신했죠. 하지만 국내 시장에 ‘여성용 면도기’라는 이름으로 내놓았을 때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판매는 지독하게 부진했고 창고에 재고만 쌓여갔습니다.

실패의 원인은 인종과 문화적 차이에 있었습니다. 서구권 여성들은 체모가 많고 면도기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지만, 한국 여성들은 체모가 적은 편인 데다 “면도기로 털을 밀면 나중에 더 굵게 난다”는 강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컨셉을 전면 재설계하기 위해 키워드 데이터 조사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제모 관련 키워드를 분석하던 중 유독 얼굴 솜털 제거, 인중 솜털 제거라는 세부 검색량이 꾸준하다는 사실을 발굴했습니다. 알고 보니 여성분들은 실면도로 솜털을 제거하느라 통증을 참거나, 비싼 페이스 왁싱을 받고 계셨던 것이죠.

남자인 제 시각으로는 명확한 필요성이 와닿지 않아 아내에게 직접 물어보았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명쾌했습니다.

“얼굴에 잔솜털이 많으면 화장이 쉽게 뜨고 안 먹잖아.”

남성에게 면도가 ‘지저분한 털을 깎아내는 정리’의 개념이라면, 여성에게 솜털 제거는 ‘화장이 착 잘 먹게 만드는 화장발의 필수 조건’이었던 것입니다. 이 한마디에서 차별화된 컨셉이 탄생했습니다.

당시 네이버 쇼핑에는 ‘솜털제거기’라는 독립된 카테고리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굴 솜털을 어떻게 지울까’ 고민하는 검색 수요는 명확히 존재했습니다. 카테고리는 없는데 검색 수요가 있다 함은, 내가 들어가 그 카테고리의 1위 기준(대명사)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존 · 거대 브랜드들이 줄 서 있던 레드오션

여성용 면도기

변경 · 독점적 길목을 선점한 블루오션

얼굴솜털제거기

화장발을 완벽하게 받도록 얼굴 잔솜털을 피부 자극 없이 제거해 주는 ‘얼굴솜털제거기’

이 한 줄의 정의에 맞춰 상세페이지 설득 논리를 새롭게 구축했습니다.

경제성

주기적으로 비싼 돈을 내야 하는 페이스 왁싱 대비 1회 구매로 반영구적 사용 가능

휴대성

파우치 속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로 화장 직전에 가볍게 사용 가능

위생/안전

피부에 닿는 헤드를 24K 금 도금 처리하여 모낭염 걱정 완벽 차단

오해 정정

“밀면 더 굵게 난다”는 고정관념을 과학적 근거로 정면 해소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1년에 5만 개 이상 판매되며 약 15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바닥을 기던 얼굴솜털제거기라는 키워드가 시장에서 새롭게 생성되고 치솟아 기존 검색어를 역전했다는 사실입니다.

얼굴솜털제거기 관련 키워드 검색량 추이
원래 있던 ‘얼굴솜털제거’(노랑) 옆에, 바닥을 기던 ‘얼굴솜털제거기’(분홍)와 ‘솜털제거기’(초록)가 솟아오릅니다. 나중엔 원래 있던 검색어를 앞지르는 때까지 옵니다.

제품을 고친 것이 아니라, 제품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프레임(카테고리)’을 바꾼 결과였습니다.

03사례 2 · 테라섹트

제품이 완전히 똑같다면, ‘제품 밖의 가치’로 이깁니다

두 번째 사례는 제품명이나 카테고리조차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완구 수입 사례입니다. 지인 사장님이 미국 월마트에서 100만 개 이상 팔린 변신 완구 ‘테라섹트’의 독점 수입권을 계약해 국내에 들여왔습니다. 독점 공급이었기에 초기에는 안정적으로 판매되었습니다.

하지만 제품이 잘 팔리기 시작하자, 곧바로 해외 직구를 통해 동일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올리는 직구업자들이 난립하기 시작했습니다. 차별화가 전혀 필요 없던 상황에서, 갑자기 치열한 차별화 전쟁터로 내몰린 것입니다. 기능과 디자인이 100% 동일한 완제품이었기에 제품 자체를 변경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제품 내부’가 아닌 ‘제품 외부의 서비스 가치’에 주목했습니다. 정식 수입품과 해외 직구품 사이의 결정적 차이점 2가지를 포착해 낸 것입니다.

당일 배송 (속도)

직구는 배송에 수주일이 걸리지만, 정식 수입품은 주문 즉시 이틀 내 도착 (당장 갖고 놀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 공략)

사후 AS (안심)

험하게 구르는 RC 변신 완구 특성상 고장이 잦으나, 직구는 AS가 불가능함. 정식 수입품은 전용 콜센터를 통한 확실한 AS 보장

상세페이지 전면에 ‘정품 인증’ 마크와 함께 “직구 제품은 고장 시 AS가 불가능합니다. 아이의 웃음이 끊기지 않도록 정식 AS를 보장합니다”라는 문구를 전진 배치했습니다.

테라섹트 정품 안내 상세페이지
정품 인증, KC 검사, 그리고 ‘직구 제품은 AS를 받을 수 없다’는 안내까지.

결과는 어땠을까요? 직구 제품보다 가격이 더 비쌌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망설임 없이 정품을 선택했습니다. 소비자가 진짜 걱정했던 것은 단순한 몇 천 원의 가격 차이가 아니라 ‘고장 났을 때 아이가 실망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이었기 때문입니다. 가격 싸움을 피하고 안심이라는 가치로 이겨낸 사례입니다.

04사례 3 · 반짝커

어느 카테고리에 서느냐가 상품의 ‘가격’을 결정합니다

마지막은 만들어놓고 시장을 찾지 못해 매장 구석에서 썩어가던 제품의 카테고리를 재정의하여 대박을 낸 사례입니다.

영국 백화점의 포일아트를 벤치마킹하여 만든 특수 필름 미술 완구 ‘반짝커’는 롯데마트에 입점까지 시켰으나 전혀 팔리지 않았습니다. 상품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잘못된 카테고리에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1차 시도 (포일아트 카테고리)

국내에는 포일아트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 검색 수요 ‘0’

2차 시도 (컬러링 스티커 카테고리)

스티커 카테고리는 문방구 몇백 원짜리와 비교되어 제값을 받으면 원가조차 안 나옴

3차 시도 (신개념 교구/색칠놀이 카테고리) ★

완구 및 교육용 교구 시장으로 재정의하여 고가격 명분 확보

‘스티커’라는 틀에 갇혀 있을 때는 몇천 원도 비싸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창의력을 길러주는 신개념 입체 미술 교구’로 카테고리를 옮기자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명분이 세워졌습니다.

여기에 종이접기의 대명사인 김영만 선생님을 공식 모델로 모셔왔습니다. 단순한 장난감이 아닌 ‘전문가가 강력히 추천하는 교육용 교구’라는 신뢰를 부여하자, 한 세트 29,900원이라는 고가격 세트 구성이 완벽히 성립되었습니다.

김영만 선생님이 반짝커를 추천하는 방송 화면. 좌상단에 시즌2 29,900원 표시
김영만 선생님이 “강력히 추천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화면 왼쪽 위에 29,900원이 함께 떠 있죠. 함께 놓인 공룡과 게가 반짝커로 만든 완성작입니다.
반짝커 세트 구성품
교구가 되자 구성을 이만큼 채울 수 있었습니다. 스티커 자리를 못 벗어났다면 절대 못 받았을 값이죠.

그해 크리스마스 시즌, 반짝커는 1위 터닝메카드, 2위 레고의 뒤를 이어 전국 장난감 판매 순위 3위에 올랐고, 출시 1년 만에 순이익 1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스티커 카테고리를 벗어나 ‘교구’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점했기에 가능했던 기적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장난감 판매 순위 3위 반짝커
1위 터닝메카드, 2위 레고. 그 바로 다음이 반짝커였습니다.

오늘 다룬 3가지 실전 사례의 핵심을 정리해 드립니다.

15억 매출

얼굴솜털제거기 — 여성용 면도기 카테고리를 벗어나 ‘솜털제거기’ 프레임을 새로 짜서 비교 대상을 없앰

정품의 승리

테라섹트 — 제품이 100% 똑같을 때는 배송과 AS라는 ‘제품 밖의 안심 가치’로 가격 경쟁에서 이김

29,900원의 가치

반짝커 — 몇백 원짜리 스티커 자리에서 3만 원대 ‘미술 교구’ 자리로 옮겨 상품의 가격을 재정의함

비교에서 이기기 위해 스펙을 무작정 추가하기 전에, 내 상품이 지금 어떤 프레임과 카테고리 위에 서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05이제 대표님의 차례입니다

옆자리에 누구와 함께 서 있는지 확인하세요

지금 당장 포털 사이트에 대표님의 상품을 검색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 검색 결과 한 화면에 나란히 뜬 경쟁사들의 가격표가 바로 대표님의 상품이 받을 수 있는 가격의 한계선입니다.

“내 상품은 지금, 누구 옆에 서서 가격 비교를 당하고 있는가?”

만약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저가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면, 스펙을 다투지 말고 내 상품이 들어갈 새로운 카테고리와 프레임을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비교 단계를 거쳐 내 스토어로 들어온 고객을 최종 결제로 이끄는 곳은 결국 ‘상세페이지’입니다.

다음 연재글에서는 6번째 단계인 ‘[전환(구매)]’을 다룹니다. 제조사가 넘겨준 딱딱한 스펙 10개만 가지고, ‘64.2dB’라는 숫자를 ‘조용한 사무실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쓰는 제품’으로 번역하여 완판을 이끌어낸 상세페이지 설득 기술을 전격 공개하겠습니다.

이어지는 연재
개선사례

혼자 하지 마세요

커뮤니티에는 단계별 개선 사례가 계속 올라옵니다. 대표님 상품을 일곱 단계에 올려보시고, 이탈이 나는 단계는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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