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구매경로 7단계[발견]

방송을 탄 날만 검색이 반짝 솟구쳤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고객이 내 상품을 ‘어떻게 알아보는가(탐색)’를 다루며 세부 키워드의 중요성을 말씀드렸습니다. 세부 키워드로 정교한 밑작업을 마쳤다면, 이제 그다음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그 키워드로 검색을 시작한 고객과 ‘어디서 마주칠 것인가(발견)’”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세부 키워드로 만반의 준비를 마쳐 두었더라도, 정작 고객과 만나는 길목에 내 상품이 노출되어 있지 않다면 구매 전환은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셀러들은 이 발견 단계에서 오직 단 하나의 채널에만 올인하곤 합니다. 바로 ‘돈을 집어넣어야만 노출되는 유상 광고(Paid Media)’입니다. 문제는 광고를 통해 만든 노출은 광고비를 끄는 순간 거짓말처럼 손끝에서 사라져 버린다는 점입니다.

왜 광고 하나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는지, 고객이 내 상품에 다다르는 3가지 마케팅 채널(트리플 미디어)의 구조부터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01이론

고객과 만나는 길목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마케팅에서는 고객이 내 브랜드에 접촉하는 매체를 크게 3가지로 분류합니다. 이 3가지 채널은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벽히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균형 있게 갖추지 않으면 그 균열이 생긴 지점에서 고객을 놓치게 됩니다.

페이드 미디어 · Paid Media

돈을 내고 사 온 노출 (광고, TV, 홈쇼핑) — 없으면 고객이 아예 나를 모른다

언드 미디어 · Earned Media

제3자가 해주는 신뢰의 말 (후기, 리뷰, 언론 보도) — 없으면 고객이 나를 못 믿는다

온드 미디어 · Owned Media

내가 직접 소유한 자사 채널 (스마트스토어, 자사몰, 상세페이지) — 없으면 고객이 실제로 못 산다

핵심은 아주 명확합니다. 페이드 미디어(광고)로 아무리 많은 사람을 끌어모아도, 진정성 있는 언드 미디어(리뷰)와 매력적인 온드 미디어(상세페이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입된 고객은 그저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이 3가지 균형이 무너졌을 때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실제 3가지 실전 사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02사례 1 · 미소담은 진공쌀통

다른 마케팅 없이 홈쇼핑 광고만 켰을 때의 비극

과거 제가 판매했던 ‘미소담은 진공쌀통’ 사례입니다. 당시 다른 유기적인 마케팅은 일절 진행하지 않고, 오직 홈쇼핑 방송 하나에만 전적으로 노출을 의존했습니다. 그 결과 검색량 데이터에서 매우 독특하고 기이한 모양의 그래프가 그려졌습니다.

홈쇼핑 출연일에만 솟구쳤다 내려앉는 검색량 그래프
2020년 6~8월 ‘미소담은진공쌀통’ 검색량입니다. 세로로 뾰족하게 선 날이 전부 홈쇼핑 방송일입니다.

방송 전 (6월 초)

검색량이 바닥 ‘0’에 바짝 붙어 있음

방송 시작 후

홈쇼핑 방송이 켜진 당일에만 세로로 뾰족하게 솟구쳤다가, 이튿날 방송이 끝나면 도로 바닥으로 추락함 (송곳형 그래프)

페이드 미디어 하나만 집행

뾰족한 송곳 모양 — 광고를 돌린 날만 반짝 솟구쳤다가 즉시 추락

3가지 미디어를 고르게 구축

우상향 계단 모양 — 광고로 유입된 고객이 후기를 보고 상세페이지에서 결제

만약 홈쇼핑 방송과 더불어 후기와 상세페이지를 제대로 세팅해 두었다면, 뾰족했던 송곳 그래프는 자연스럽게 우상향하는 계단식 성장 그래프가 되었을 것입니다.

비슷한 경험으로 ‘바툼 욕실청소기’를 판매할 당시, 카테고리 전체를 선점하겠다는 욕심으로 막대한 마케팅비를 퍼부어 검색량을 끌어올린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광고가 끝나자 검색량은 다시 원점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진공쌀통은 페이드 외 다른 미디어가 부족해서 송곳이 되었고, 욕실청소기는 초기 마케팅에 성공했으나 정작 제품의 실질적인 품질이 소비자의 기대치를 받쳐주지 못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홈쇼핑이나 광고를 보고 호기심이 생긴 고객은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하지 않습니다. 즉시 스마트폰을 꺼내 실제 구매평은 어떤지, 단점은 없는지 검색해 봅니다. 이때 검색 결과에서 나를 증명해 줄 좋은 상세페이지(온드)와 진정성 있는 후기(언드)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비싼 돈을 들여 불러 모은 고객은 전부 허공으로 산산이 흩어지게 됩니다.

특히 제3자의 입에서 나오는 ‘언드 미디어(후기)’는 결제의 최종 승부처입니다. 판매자가 상세페이지에서 아무리 “우리 제품이 가장 좋습니다”라고 백 번 외쳐봤자, 고객은 ‘팔려고 좋게 썼겠지’ 하며 신뢰하지 않습니다. 반면, 먼저 돈을 내고 써본 실사용자의 진솔한 후기나 뉴스 보도, 전문가의 검증 인터뷰는 대체 불가능한 신뢰를 형성합니다.

KBS 9시뉴스가 소독제는 뿌리기보다 닦는 방식을 권한다고 보도한 화면
언드 미디어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판매자가 “우리 제품은 닦는 방식이라 낫습니다”라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 KBS 9시뉴스와 감염내과 교수,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대신 말해주는 편이 셉니다.

광고를 켤 때만 일시적으로 팔린다면, 그것은 진짜 매출이 아니라 ‘매장 임대료’를 내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저 역시 팔아야 할 상품이 워낙 많다 보니 해당 쌀통은 광고에만 의존했던 아쉬움이 남습니다. 광고는 단지 유입을 돈 주고 ‘사 오는’ 수단일 뿐, 그 자체로 내 사업의 단단한 자산이 되어주지는 못합니다.

03사례 2 · 바툼 브랜드

나는 ‘종합 가전’이라 생각했지만, 네이버는 ‘난방 브랜드’로 정의했습니다

광고비를 퍼부어 고객을 불러 모으더라도, 포털 사이트 검색 알고리즘에서 내 상품이 상위에 노출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쇼핑에서 상위에 노출되는 알고리즘은 크게 3가지 요소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작동합니다.

적합도 (문을 연다)

상품명, 카테고리, 브랜드, 속성, 태그 등 검색어와의 연관성

인기도 (위로 밀어올린다)

클릭 수, 판매량, 리뷰 수가 지속적으로 쌓이는 지표

신뢰도 (지위를 지킨다)

네이버 쇼핑 운영 정책 준수 여부

여기서 가장 무서운 사실은 이 상위노출 알고리즘이 ‘곱셈 공식’으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인기도가 아무리 높아도 적합도가 ‘0점’이면 전체 점수는 ‘0점’이 되어 검색 결과에 아예 노출조차 되지 않습니다.

제가 브랜드 매니저로 있던 ‘바툼’ 브랜드에서 실제 이 적합도 문제에 걸려 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바툼은 그동안 욕실온풍기, 카본히터 등 난방용품을 주로 등록하며 성장한 브랜드였습니다. 어느 날 새로운 라인업으로 ‘청소기’를 출시하여 등록했으나, 네이버 쇼핑은 청소기 검색 결과에서 바툼 제품의 노출을 완전히 거부했습니다.

바툼 브랜드 페이지. 욕실난방기, 온풍기, 카본히터 등 난방기기만 소개돼 있다
바툼 브랜드 페이지입니다. 우리는 종합 생활가전이라 여겼지만, 실제로 쌓아 올린 건 욕실난방기·온풍기·카본히터뿐이었습니다. 네이버가 본 것도 이 화면이었죠.

저희는 스스로를 ‘종합 생활가전 브랜드’라고 생각했으나, 네이버 알고리즘은 그동안 쌓인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바툼 = 난방 전문 브랜드’라고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그 이후부터는 바툼이라는 브랜드명을 빼고 별도의 상품으로 등록해야만 했습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판매자의 주관이 아닌,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가 결정합니다.

뼈아픈 경험이었지만, 이 ‘적합도’ 원리를 거꾸로 활용하면 아주 강력한 마케팅 무기가 됩니다. 바로 ‘속성’ 단계를 정교하게 입력하는 것입니다.

네이버 쇼핑에서 단순히 신발이라고 검색하면 자그마치 8,000만 개의 상품이 어지럽게 노출됩니다. 하지만 브랜드, 색상, 가격, 소재 등 속성 항목을 꼼꼼히 채워 넣으면 검색 결과는 단 47개로 대폭 좁혀집니다. 적합도를 정교하게 맞출수록, 치열한 피바다를 피해 경쟁자가 거의 없는 독점적 길목에 내 상품을 올릴 수 있게 됩니다.

8,000만

‘신발’로 검색 시 노출

47

속성을 다 채우면

스마트스토어 상품등록 화면의 속성 입력란과 노출 경고 문구
스마트스토어 상품등록 화면. 상관없는 속성을 넣거나 너무 많이 넣으면 ‘네이버쇼핑 검색에 정상 노출이 되지 않습니다’라고 네이버가 붉은 글씨로 직접 경고합니다.
04사례 3 · 아이사랑 카페

마케팅 전문가가 “무작정 블로그/카페부터 키우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이유

마지막 미디어는 내가 직접 소유한 ‘온드 미디어(자사 채널)’입니다. 여기서 수많은 초보 셀러들이 범하는 흔한 오해가 있습니다. “상품을 팔려면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채널부터 10만 규모로 키워야 한다”는 조언에 갇히는 것이죠. 하지만 저는 이에 대해 완전히 반대로 말씀드립니다.

저 역시 과거 2000년대 초반 3만 명 규모의 ‘아이사랑’ 카페를 직접 키워 운영해 보았고, 2013년에는 일 방문자 3천 명 이상의 블로그를 직접 키워보았습니다. 분명 판매에 일정 부분 도움은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인 셀러나 소상공인이 채널을 키우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기회비용과 시간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아이사랑 카페 회원 3만 명 돌파 화면
실제로 운영했던 아이사랑 카페. 맨 위 03.29에 ‘게시물 100,000개 돌파’, 그 아래 03.23에 ‘카페 멤버 30,000명 돌파’가 찍혀 있습니다.

하루 종일 주문 처리하고, 택배 포장하고, CS 문의에 응대하기도 바쁜 대표님들이 블로그 글 쓰고 인스타그램 릴스를 매일 제작할 여력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담 마케팅 부서를 따로 둘 수 있는 대기업이 아닌 이상, 온드 미디어를 처음부터 크게 키우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습니다.

제조·유통·판매업

온드 미디어를 키우는 것은 첫 단추가 아닙니다. 자금과 인력 여력이 생긴 뒤에 꿰는 단추입니다. (우선 오픈마켓, 스마트스토어 등 결제 온드 미디어에 집중)

지식·콘텐츠·교육업

온드 미디어(채널) 자체가 곧 상품이자 매칭 자산이므로, 이 경우에는 온드 미디어 구축이 가장 첫 단추가 됩니다.

자신의 사업 형태가 어느 쪽에 속하는지 먼저 객관적으로 진단해야 합니다. 발견 단계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3가지 핵심을 정리해 드립니다.

페이드 미디어 (광고)

유입을 돈 주고 사 오지만, 광고를 끄는 순간 노출은 그날로 종료됩니다. (진공쌀통 송곳 그래프)

적합도 (카테고리/속성)

검색 알고리즘 기준에 안 맞으면 노출 자체가 거부됩니다. (바툼 브랜드 노출 거부 사례)

온드 & 언드 미디어

사고 싶은 상세페이지와 믿을 수 있는 후기가 먼저 깔려 있어야 비로소 광고비가 내 ‘자산’으로 쌓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광고를 절대 쓰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집행하는 순서’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언드(후기)와 온드(상세페이지)를 탄탄하게 구축해 둔 상태에서 페이드(광고) 스위치를 켜야, 들어온 고객이 이탈하지 않고 결제하며 광고비가 진짜 내 사업의 자산으로 남게 됩니다. 저 역시 연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로, 이 타이밍과 순서를 완벽히 맞춘 광고 집행을 꼽습니다.

05이제 대표님의 차례입니다

오늘 이 질문을 던져보세요

지금 실행 중인 마케팅을 돌아보며 다음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집행 중인 광고를 모두 꺼버려도, 내 상품은 스스로 계속 팔려 나갈 수 있는가?”

만약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오”라면, 현재 발생 중인 매출은 사실상 비싼 광고비로 잠시 사 온 시한부 매출에 불과합니다. 광고 스위치를 내리는 순간 매출도 함께 사라지게 되죠.

오늘 대표님께서 당장 하셔야 할 일은 아주 단순합니다. 우리 상품에 진짜 고객의 후기(언드)가 몇 개나 쌓여 있는지, 그리고 검색을 타고 들어온 고객을 설득할 상세페이지(온드)가 제대로 준비되어 있는지 이 2가지부터 즉시 점검해 보세요.

발견될 길목을 제대로 구축했다면, 이제 그 길목을 지나는 고객의 시선을 단 3초 만에 사로잡아 클릭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다음 연재글에서는 4번째 단계인 ‘[클릭]’을 다룹니다. 메인 썸네일 이미지에 귀여운 강아지 그림 한 장을 추가했을 뿐인데 클릭률이 무려 1.5배나 폭증했던 실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해 드리겠습니다. 똑같은 상품, 똑같은 가격임에도 사진 한 장이 어떻게 매출의 판도를 바꾸는지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어지는 연재
개선사례

혼자 하지 마세요

커뮤니티에는 단계별 개선 사례가 계속 올라옵니다. 대표님 상품을 일곱 단계에 올려보시고, 이탈이 나는 단계는 물어보세요.

무료 커뮤니티에서 같이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