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편에서는 인증서에 뜻을 달아주는 법을 봤습니다. 그런데 그 자료들도 고객에게 한 번에 가닿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것이 이미 대표님 작업장 안에 있습니다.
내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얼마나 좋은 가치를 가지는지, 왜 비쌀 수밖에 없는지. 그냥 보여주면 됩니다.
먼저 확인
공정 영상에는 늘 같은 댓글이 달립니다
유튜브에서 장인이 생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맛집 음식 영상도, 명품 제작 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어요."
"만드는 것 보니 오히려 저렴하네요."
제가 여러 제작 영상에서 공통적으로 본 반응입니다. 위 화면의 댓글도 같은 방향입니다. 만드는 걸 보고 나니 싸게 사면 안 되겠다고 합니다. 제품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고객은 우리 제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합니다. 이제는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알려줘야죠. 알려주는 것만으로 다른 제품과 다르다고 느끼게 됩니다.
실전 예시 · 다슬기
'무엇'까지만 적혀 있습니다
다슬기 엑기스 상세페이지의 제조 공정입니다. 중요 포인트를 정리하면 셋입니다.
- 01게르마늄 항아리 중탕기 사용
- 02제품 종류에 따라 12시간에서 최고 48시간까지 달임
- 03정해진 용량만큼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한 파우치 사용
틀린 곳은 없습니다. 다만 '무엇'만 있고 '왜'가 없습니다. 누구나 쉽게, 자세히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던지는 질문 셋이 그대로 빈칸입니다.
- 왜게르마늄 항아리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왜제품 종류에 따라 12~48시간을 달이는가
- 왜파우치는 어떤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안전을 확보하는가
여기서 욕심을 더 낸다면, 좋은 환경에서 채집하는 과정과 제품 완성 후 관리하는 모습까지 담으면 됩니다. 그러면 고객은 안심하고 구입하게 되지 않을까요?
실전 예시 · 수제구두
같은 구두, 값어치가 달라집니다
만약 수제 구두를 판다고 해봅시다. 보통은 "우리는 좋은 가죽을 사용하고 가성비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도로 표현합니다. 이 구두가 얼마나 정성 들여, 얼마나 고되게 만들어지는지 고객은 알지 못합니다.
- 01새벽 가죽 경매 시장에서 질 좋은 가죽을 고르는 모습
- 02경매인이 이 가죽이 왜 좋은지 설명하는 인터뷰
- 03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드는 손
- 04디자인을 위해 수백 장 스케치한 자료
- 05완성 후 검사하고 정리하는 모습까지
그냥 팔면
5~6만 원
"우리는 좋은 가죽을 사용하고 가성비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스토리를 담으면
10만 원 이상
제가 든 가정입니다. 같은 구두라도 고객은 10만 원이라도 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만큼 정성 들여 만든다는 걸 알고 나면, 기존 5~6만 원짜리 구두와 같게 보일까요? 그렇게 해서 마진이 더 남는다면 그 마진으로 패키지를 좋은 것으로 쓰거나 사은품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제품이 조금 더 고급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기존보다 가치가 한 번 더 올라갑니다.
⚠ 여기서 선을 하나
여기서 연출을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앞에서 "성분·수치·데이터의 과장이 아닌 기대 상황을 만들어주는 과장"까지가 선이라고 못 박았고, "언제까지 고객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습니까?"라고도 했기 때문입니다. 위에 정리한 다섯 가지는 전부 실제로 하는 일입니다. 새벽에 가죽을 고르고, 손으로 꿰매고, 검사해서 정리합니다. 안 하는 일을 한 것처럼 찍는 것과는 다릅니다. 찍을 게 없어서 못 찍는 게 아니라, 찍을 생각을 안 했을 뿐입니다.
실전 예시 · 다슬기
이렇게까지 보여주면 달라집니다
같은 다슬기 품목인데 다른 판매자입니다. 앞의 공정 안내와 비교해서 보시죠.
첫 장의 문구를 보십시오. "한알 한알 정성으로 채취한 다슬기를 깨끗하게 세척 후 신선하고 건강한 다슬기만 선별합니다" 특별한 수사가 없습니다. 하는 일을 그대로 적었을 뿐입니다.
제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 나와 제품의 스토리를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는 일입니다. 좋지 못한 환경에서 만들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사라지고, 고객은 확인된 제품을 구입합니다.
제작 과정이 있는 모든 제품이 가능합니다. 수공예품, 식품, 농산물, 수산물, 전부 됩니다. 고객은 알려주지 않으면 모릅니다.
사장님 체크
- 재료를 구하는 순간부터 사진·영상으로 남긴다
- 공급처나 장인의 인터뷰를 넣어 신뢰를 더한다
- 공정은 '무엇'이 아니라 '왜'까지 설명한다
- 완성·검사·포장·관리까지 끝 장면을 빠뜨리지 않는다
- 찍은 것이 실제로 하는 일인지 다시 확인한다
다음 편 예고
지금까지는 내가 보여주는 이야기였습니다. 다음 편은 반대입니다. "판매자가 좋다" vs "고객이 좋다" 고객은 누구 말을 믿을까요. 「고객이 움직이는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