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로 이동(개선자료 더 보기)
9단계 뉴스레터 · 2편 ① 필요

추위가 아니라 '죄책감'
팔았습니다.

같은 욕실 난방기. 제품은 하나도 안 바꾸고, 파는 '이유'만 바꿨습니다. 그러자 겨울 한 시즌에 10억이 팔렸습니다.

지난 편에서, 팔리는 데는 일곱 단계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그 첫 단추, ①필요입니다. 고객이 '왜 사는가'를 잡는 단계죠. 이게 어긋나면 나머지 여섯 단계가 전부 헛돕니다. 반대로 이걸 제대로 잡으면, 그다음이 놀랍도록 술술 풀립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여기서 1차원적인 답에 멈춥니다. 난방기니까 '추위', 장난감이니까 '재미'. 누구나 바로 떠올리는 답이죠. 문제는, 그 답으로는 가격 싸움밖에 남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럼 진짜 필요는 어떻게 찾을까요. 먼저 '필요'가 뭔지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이론 · 필요란 무엇인가

필요는, '이상과 현재의 격차'입니다

어렵게 볼 것 없습니다. 한 문장이면 됩니다. 필요 = 이상적 상태 − 현재 상태. 고객이 되고 싶은 모습과 지금 처한 모습, 그 격차를 메우려는 마음. 그게 필요입니다. 그러니 필요를 찾는다는 건, 고객이 어떤 격차 때문에 괴로운지를 찾는 일이죠.

되고 싶은 모습
이상적 상태
지금 처한 모습
현재 상태
=
그 격차를 메우려는 마음
필요

이 격차, 즉 필요는 다섯 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매슬로우의 '5대 욕구'를, 저는 구매 동기로 번역해서 씁니다. 아래로 갈수록 근본적인 생존의 문제이고, 위로 갈수록 고차원적인 욕구죠.

자아실현의 욕구"나답게 살고 싶다"
존중의 욕구과시·인정받고 싶다
소속·애정의 욕구선물·함께하고 싶다
안전의 욕구★ 오늘 사례 · 불안을 없애고 싶다
생존의 욕구당장 필요하다

재밌는 건, 오늘 볼 사례들이 전부 ②안전(불안 해소)을 건드린다는 겁니다. 욕실온풍기의 '죄책감'도, 당그니 3d펜의 '아이가 데일까 봐'도 모두 안전 욕구예요. 사람은 무언가를 얻으려는 마음보다, 잃을까 두려운 마음에 훨씬 크게 움직이거든요. 이 '손실 회피' 심리를 건드릴 수 있으면, 필요의 절반은 잡은 셈입니다.

한 가지만 주의하세요. 필요에는 원래 있던 자연적 필요와, 없던 걸 광고로 만들어낸 인위적 필요가 있습니다. 대기업은 막대한 광고비로 인위적 필요를 창조하지만, 자본이 적은 우리는 이미 존재하는 자연적 필요에 올라타는 게 안전합니다. 없는 욕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있는데 아무도 안 건드린 욕구를 먼저 짚는 겁니다. 지금부터 그 실제 사례 셋을 보시죠.

사례 1 · 바툼 욕실온풍기

따뜻함을 판 게 아니라,
엄마의 죄책감을 덜어줬습니다

욕실 난방기 시장은 전부 '따뜻함'을 말합니다. 어느 제품이나 따뜻하니, 결국 가격 싸움이 됩니다. 여기에 뛰어들어선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바툼 임직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시장조사부터 다시 했습니다.

그렇게 찾은 진짜 필요는, 뜻밖의 것이었습니다. 겨울철 아이를 목욕시킬 때 부모가 느끼는 죄책감. 추운 욕실에서 아이가 목욕을 힘들어하고, 결국 목욕을 거절하면, 그걸 지켜보는 어머니의 마음에 스트레스와 죄책감이 쌓입니다. 이게 바로 아까 말한 ②안전의 욕구죠. 우리가 판 건 '따뜻한 바람'이 아니라, 그 죄책감을 덜어주는 일이었습니다.

누구나 떠올리는 답
"추위 막는 난방기"
한 겹 아래의 진짜 필요
"육아맘의 죄책감"
바툼 욕실온풍기
같은 욕실 난방기. 파는 '이유'를 바꾸자, 완전히 다른 제품이 되었습니다.

필요가 잡히자, 나머지가 딸려 왔습니다. UVP는 '추운 욕실에서 아이를 목욕시키는 육아맘'을 위한, 1초 발열에 대표가 직접 5년 AS를 보증하는 안심 난방기로 정리됐습니다. ②접점 단계의 키워드도 자연스럽게 '아이 목욕', '육아 욕실'로 정해졌고, 상세페이지엔 무타공 설치, 5년 AS처럼 어머니가 혹할 재료가 채워졌습니다. 첫 단추 하나가, 나머지 단추를 전부 꿰어준 겁니다.

바툼 욕실온풍기 상세페이지 — 육아맘의 죄책감을 겨냥한 메시지
'따뜻하다'가 아니라 '아이 목욕'을 말하는 상세페이지. 필요 하나가, 메시지 전체를 바꿉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숫자로 돌아왔습니다.

겨울 10억한 시즌 매출
4,700개누적 판매
4.9점별점 평균

사례 2 · 당그니 3d펜

'3d펜'을 판 게 아니라,
'데지 않는 안심'을 팔았습니다

완구도 똑같았습니다. 당그니 3d펜은 원래 어른이 쓰던 3d펜을, 어린이용으로 타겟만 바꾼 제품입니다. 처음엔 필요를 '3d펜을 갖고 싶다'로 잡을 뻔했죠. 그런데 정작 지갑을 여는 부모님들은 3d펜이 뭔지조차 잘 모릅니다.

부모의 진짜 마음은 딴 데 있었습니다. '뜨거운 펜에 우리 아이가 데지 않을까.' 3d펜은 필라멘트를 녹여 짜내는 물건이라, 성인용은 100도까지 올라갑니다. 당그니는 60도 저온이라 손에 닿아도 데지 않죠. 여기서 건드린 것도 ②안전의 욕구였습니다. '그리는 재미'가 아니라, '데지 않는 안심'이 진짜 필요였던 겁니다.

그래서 컨셉을 두 겹으로 세웠습니다. 부모가 3d펜을 모르니 '그리는 펜이 아닌 만드는 펜'으로 먼저 설명하고, 그 위에 진짜 USP인 '어린이 3d펜의 대명사'를 얹은 거죠.

진짜 필요를 정하고 나자, UVP가 세 조각으로 조립됐습니다. 나은 점(A)·새 혜택(B)·차별화(C)를 차례로 겹쳐, 문장 하나를 뽑아낸 겁니다.

A · 나은 점어른용 → 어린이용으로 타겟 이동, 아이가 좋아할 당근 디자인
B · 새 혜택60도 저온 · 데지 않아 아이 혼자 써도 안심
C · 차별화당근 모양 · 따라 만들려면 금형값 1억이 든다
A ∩ B ∩ C 를 겹치면

"아이가 안전하게 쓰는 귀여운 당근 모양 3d펜"
= 어린이 3d펜의 대명사

안전은 말로 백 번 설명하기보다, 녹은 필라멘트를 맨손에 대고 그려도 뜨겁지 않은 장면을 한 번 보여주는 게 빨랐습니다. 그렇게 잡은 필요는, 숫자로 남았습니다.

3,315리뷰 수
2,085찜하기
10·17만유튜버 베리 콜라보 조회수

두 사례가 똑같은 동작을 합니다. 표면의 답을 버리고, 한 겹 아래의 감정으로 내려간 겁니다.

욕실온풍기"추위" (표면) → "아이 목욕시키는 엄마의 죄책감" (진짜)

당그니"3d펜" (표면) → "아이가 데지 않길 바라는 부모 마음" (진짜)

사례 3 · 오누즈 완구

필요가, 사는 사람에게
없을 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무엇이 진짜 필요인가'였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그 필요가 '누구'에게 있느냐입니다. 제가 파는 남아 장난감 트랜스브릭봇을 보시죠. 비행기와 자동차를 여러 대 만들어 합체시키면 하나의 큰 로봇이 되는 완구입니다.

갖고 노는 사용자는 아이, 돈을 내는 구매자는 부모입니다. 그럼 마음을 움직여야 할 구매결정자는 누구일까요? 이런 로봇을 부모가 앞장서서 사주는 일은 잘 없습니다. 대개 아이가 사달라고 조르니까 사주죠. 즉 구매결정자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광고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들이 보는 TV와 키즈 유튜브에 해야 합니다.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교훈을 주는 동화책 30권 세트 같은 교구는, 아이가 조르는 일이 잘 없습니다. 대개 부모가 먼저 사주죠. 그래서 이건 어머니들이 모인 인스타그램에 광고해야 합니다.

트랜스브릭봇 (완구)

아이가 조른다 → 구매결정자 = 아이

TV · 키즈 유튜브

동화책 30권 (교구)

부모가 사준다 → 구매결정자 = 부모

인스타그램
오누즈 트랜스브릭봇 — 비행기·자동차가 합체하는 남아 완구
같은 '아이용'인데 광고 채널이 정반대. 필요가 '누구'에게 있느냐로 갈립니다.

흥미로운 건, 욕실온풍기는 부모의 필요를 만들었고 트랜스브릭봇은 아이의 필요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같은 '아이를 위한 소비'인데, 필요의 위치가 정반대죠. 이 갈림길을 처음에 잘못 판정하면, 광고비를 엉뚱한 곳에 다 태우게 됩니다.

필요를 잘못 잡으면 가격 싸움뿐,
제대로 잡으면 여섯 단계가 열립니다.

오늘 세 사례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필요는 제품 안에 있지 않습니다. 고객의 마음 한 겹 아래, 혹은 결제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있습니다.

무엇이표면의 욕망(추위·그리기)이 아니라 한 겹 아래 감정(죄책감·데일까 봐)

누구에게결제하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부모냐 아이냐)

그래서이 둘이 정해지면 ②접점의 키워드도, ③노출의 채널도 저절로 따라온다

그러니 오늘, 대표님 상품에 이 질문부터 던져보세요.
"내 고객은, 표면 아래 어떤 마음으로 사는가?"

내 상품의 필요, 다시 잡아보기

커뮤니티엔 이미 수많은 개선 사례가 쌓여 있습니다. 대표님 상품에 그대로 대입해보세요.

셀러박사 전준혁

셀러박사는 누구인가

겨울 4달 10억, 운이 아니라 원리였습니다

이야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