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연재 · 19화 · 소구점을 포착하는 5W1H

셀링포인트만 쌓는다고 구매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상세페이지에 뭘 넣을지 막막하다면, 이 여섯 가지만 정리하면 됩니다. 다섯은 살 이유고, 하나는 안 살 이유입니다.

상세페이지를 만들든 광고를 만들든,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이 제품의 무엇을 내세워 팔 것인가, 바로 소구점(셀링포인트)입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늘 막막합니다. 그래서 정리한 틀이 소구점을 찾는 5W1H입니다.

5W1H는 잘 알려진 육하원칙입니다. 신문 기사가 이를 철저히 따르기로 유명하죠. 6개 항목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어색한 기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쓰는 5W1H는 이 육하원칙을 마케팅에 맞게 다듬은 것입니다. 신문 기사가 아니라 상세페이지나 광고를 기획할 때 씁니다.

그래서 언제(When)와 어디서(Where)는 뺐습니다. 사건을 전달할 때는 핵심이지만, 물건을 팔 때는 상세페이지 안에서 답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신 두 가지를 새로 넣었습니다. 무엇을 걱정하는가(Worry)와 누구의 제품이 다른가(Whose)입니다. 의문사로는 다소 어색하지만, 물건을 팔 때는 시간과 장소보다 이 둘이 훨씬 자주 필요합니다.

01

여섯 질문

무엇을 물을지 미리 정해둡니다

Who · 타겟 분석누가 사는가?
Why · 니즈 분석왜 사는가?
What · 원츠 분석무엇을 바라는가?
Worry · 구매 방해 요소뭘 걱정하는가?
Whose · 경쟁 우위누구의 제품이 다른가?
How · 활용 방안어떻게 사용하는가?

이 여섯 가지는 카테고리와 상관없이 어떤 제품에나 적용할 수 있습니다. 치약이든 히터든 3D펜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낯선 개념은 둘입니다. Why(니즈)는 없으면 불편해서 사야 하는 이유이고, What(원츠)는 더 좋아 보여서 갖고 싶은 이유입니다. 나머지 넷은 말 그대로입니다.

활용법도 간단합니다. 오픈마켓과 네이버 콘텐츠를 조사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이 여섯 질문으로 분류하기만 하면 됩니다.

경쟁사 상세페이지에서 본 문장, 리뷰에 남겨진 불만, 블로그 후기에 적힌 사용 장면까지 읽는 족족 여섯 질문 중 하나에 넣습니다.

컴퓨터 한 대로 시장과 소비자, 경쟁사 조사를 한 번에 끝내는 셈입니다.

02

Worry가 다릅니다

살 이유 다섯, 안 살 이유 하나

여섯 질문을 다시 보면 다섯은 방향이 같습니다.

누가 사는가, 왜 사는가, 무엇을 바라는가, 누구 것과 다른가, 어떻게 쓰는가. 모두 사게 만드는 이유를 찾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Worry 하나만 정반대입니다.

다섯 질문

사게 만드는 이유를 모은다

Worry

사려다 멈추는 이유를 모은다

초보자들은 흔히 제품의 장점만 늘어놓은 상세페이지를 만드는데, 이는 다섯 질문에만 답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사고 싶은 이유가 아무리 많아도, 마음에 걸리는 점이 하나라도 있으면 사지 않습니다.

거실 바닥에 반쯤 뜯긴 택배 상자와 쏟아진 부품, 나사 봉지
뜯긴 택배 상자와 쏟아진 부품들

설치가 어려울까 봐, 우리 집에 맞지 않을까 봐, 애가 다칠까 봐, 반품이 안 될까 봐. 이런 걱정은 장점을 백 개 더 늘어놓아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여기서 상세페이지의 본래 역할을 떠올려야 합니다. 상세페이지의 최종 목적은 구매 설득입니다.

설득은 좋은 점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 사지 않을 이유를 하나씩 지워나가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 질문이 따로 필요한 것입니다.

Worry에 답하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기획자의 머릿속에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경쟁사 리뷰의 별점 두세 개짜리 후기, QnA에 올라온 질문에 이미 다 적혀 있습니다.

03

한 번 만들어두면

세 갈래로 같이 나옵니다

여섯 질문에 답하는 일이 번거로워 보일 수 있지만, 한 번 정리해 두면 그다음은 일사천리입니다.

5W1H 기획안을 한 번 만들어두면 다양하게 확장됩니다. 글로 풀면 블로그 포스팅이나 체험단 가이드가 되고, 이미지로 풀면 상세페이지가 되며, 영상으로 풀면 유튜브 콘텐츠나 광고 소재가 됩니다.

집 한켠에 차린 촬영 자리. 삼각대에 얹은 사진기와 흰 배경지, 조명
삼각대와 조명을 세운 촬영 자리
글로 · 남이 써준다블로그 포스팅 · 체험단 가이드
이미지로 · 내 자리상세페이지
영상으로 · 돈 내고 산다유튜브 · 광고 소재

매번 새로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뼈대를 형태만 바꿔 내보내는 방식이기에, 채널마다 메시지가 엇갈릴 일도 없습니다.

04

여섯 질문으로 끝은 아닙니다

누르기도 전에 눈을 멈춥니다

세 갈래 가운데 가장 먼저 완성해야 할 것은 제품 상세페이지입니다.

상세페이지는 회사의 영업사원입니다. 맨 마지막 단계에서 결제를 이끌어내는 자리죠. 일반 영업사원은 한 번에 한 명을 상대하지만, 상세페이지는 동시에 수많은 고객을 만납니다.

그런데 5W1H만 채운다고 해서 그 영업사원의 역할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이 필수 질문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보완 요소도 필요합니다. 후킹 GIF, 사회적 증거(리뷰·인증), 스토리텔링, 이벤트, FAQ 등이 대표적입니다. 여섯 질문에는 모두 답해야 하지만, 보완 요소는 제품에 맞는 것만 골라 넣으면 됩니다.

그중 오늘은 효과가 가장 뛰어난 장치인 후킹 GIF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카피라이터 조셉 슈거맨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첫 문장의 유일한 목적은 두 번째 문장을 읽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문장의 목적은 세 번째 문장을 읽게 만드는 것이죠. 글은 그렇게 한 줄씩 시선을 끌고 가야 합니다.

그 첫 줄을 꼭 글로만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생생함으로 따지면 동영상이 가장 낫습니다. 다만 동영상은 소비자가 직접 눌러야만 재생됩니다.

하지만 GIF는 다릅니다. 영상의 생생함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클릭할 필요 없이 화면에 자동으로 재생되니까요.

그래서 최근 상세페이지에서는 인트로 이미지나 헤드카피를 길게 쓰는 것보다, GIF를 활용해 제품을 단번에 각인시키는 대표 장면(키 비주얼)을 보여주는 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필모아 텀블러에서 제품군을 넓혀 만든 아이스박스가 있었습니다.

여름 강가 풀밭에 놓인 회색 아이스박스와 접어 둔 돗자리
강가 풀밭의 회색 아이스박스

핵심 셀링포인트는 보냉력이 뛰어나면서도 무게가 가벼워 휴대하기 좋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가벼움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요? 저울 위에 올려 몇 그램인지 숫자로 보여줄 수도 있지만, 움직이는 화면이라면 굳이 숫자를 쓰지 않아도 단번에 납득시킬 수 있습니다.

고민 끝에 풍선을 달아서 하늘로 날려 보냈습니다.

필모아 아이스박스를 풍선 여섯 개에 매달아 하늘로 띄운 후킹 이미지
풍선에 매달려 뜬 필모아 아이스박스

몇 그램인지 적지 않아도 됩니다. 하늘로 둥실 떠오르는 장면 하나면 충분합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여섯 질문에 답을 채워 세 갈래 콘텐츠를 기획하고, 그중 상세페이지를 먼저 만듭니다. 그리고 맨 위에 시선을 사로잡는 GIF 한 장을 얹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다섯 가지만 묻고 마지막 여섯 번째를 빠뜨립니다.

좋은 점만 늘어놓고, 사려다 망설이는 이유는 무심코 넘겨버립니다. 그 핵심이 바로 Worry입니다.

아침 볕이 드는 책상 위에 펼쳐 둔 빈 공책과 연필, 커피 한 잔
책상 위의 빈 공책과 연필

오늘은 종이 한 장만 준비해 보세요. 여섯 질문을 적어두고, 경쟁사 리뷰를 읽으며 눈에 띄는 대로 답을 채워나가는 겁니다.

다섯 질문의 답은 금방 나옵니다. Worry에 답이 없다면, 아직 소비자의 진짜 속마음을 보지 못한 것입니다.

엠케터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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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깔창이 건강으로 간 까닭

장점만 늘어놓는다고 지갑이 열리진 않습니다. 물건은 그대로 둔 채 쓰는 사람만 다시 정의했을 때 생기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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