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페이지 맨 앞에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는데, 이게 누구 이야기인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타겟 분석(Who)은 내 제품을 누가 사면 좋은지 알려줘서, 사람들이 '이건 내 이야기인데?' 하고 주목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이게 왜 필요하냐면, 사람들은 자기와 상관없는 이야기는 아예 읽지 않거나, 대충 읽고 넘어가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Who를 말해주면 광고를 클릭하거나 상세페이지를 꼼꼼하게 읽게 되는 것이죠.
사례 1 · 바로풋 깔창
깔창은 원래
패션 물건이었습니다
바로풋이라고 자세교정을 내세운 깔창이 있습니다. 신발 밑에 까는 물건이죠.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대개 깔창은 남자들이 패션용으로 사용합니다. 키를 조금 높이려고 쓰는 물건이죠.
그런데 이 깔창은 바른 걸음으로 걸을 수 있게 도와주는 건강용 깔창이었습니다.
같은 자리에 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키 높이려고 검색한 사람이 들어와서 "이건 내가 찾던 게 아니네" 하고 나갑니다.
그래서 누가 이 깔창을 쓰면 좋을지부터 다시 생각했습니다.
보시면 사람을 그린 게 아니라 상황을 그렸습니다. 「운동선수」가 아니라 「많이 움직이는 운동선수」입니다.
읽는 사람이 거기서 자기를 알아보게 만드는 것이 이 블록의 일입니다. 해당하는 직업군은 남들보다 더 집중해서 읽겠죠.
제품은 하나도 안 바뀌었습니다. 깔창은 그대로고, 누가 쓰는 물건인지만 다시 적은 겁니다.
그런데 Who가 두 종류입니다
넓으면 사람을 세고
좁으면 마음을 셉니다
바로풋은 대상을 여럿 나열했습니다. 이렇게 대상 수를 늘리는 걸 넓은 Who라고 해봅시다. 그런데 반대인 경우도 있죠.
제품에 따라서는 구매자와 사용자가 일치하지 않기도 합니다. 장난감은 아이들이 사용하지만 사주는 건 부모님이죠.
이런 경우는 상세페이지를 읽는 사람이 부모가 되니, 당연히 부모의 마음을 공략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선 대상이 하나뿐입니다. 그럼 뭘 늘릴까요.
타겟은 좁지만, 대신 부모가 가진 고민을 여러 개 이야기하면 '내 얘기다' 하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대상은 하나인데 고민을 늘리는 것, 이게 좁은 Who입니다.
나도 이런 생각을 한 적 있다고 공감을 사면 구매 전환율도 늘어나고요.
같은 질문, 다른 처방
많이 움직이는 운동선수
훈련이 많은 군인…
부모 하나에 걱정 여러 개
둘 다 "이건 내 이야기다"를 만드는 일인데, 하나는 사람 목록으로 하고 하나는 고민 목록으로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이들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타겟 고객 분석은 연령, 성별, 지역별로 나눕니다. 그런데 이런 Who는 분류를 위한 분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0대 여성, 서울 거주. 이렇게 적어놓으면 정리된 것 같은데 정작 상세페이지에 쓸 문장이 안 나옵니다.
어떤 사람이 무엇 때문에 사는지, 그 핵심 구매층(코어층)을 찾아내야 훨씬 좋은 콘텐츠가 나옵니다.
사례 2 · 무릎펴
누가 만들었는지가
차별화가 됩니다
여기까지 Who는 '누가 쓰나'였습니다. 그런데 Who는 '누가 만들었나'로도 잡을 수 있죠. 무릎펴가 그 경우입니다.
무릎펴라는 무릎보호대가 있었습니다. 무릎보호대는 시중에 아주 많아서 기능으로 갈리기 어려운 물건이죠.
그런데 무릎펴가 다른 무릎보호대와 차별화되는 요소 중 하나가 제품 개발 비화였습니다.
31년을 한의사로 일한 분이 만든 제품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진료를 오래 하다 보니 같은 곳이 불편해서 찾아오는 사람이 유독 많더라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그 이야기가 왜 힘을 갖는지 뜯어보면 이렇습니다.
등장인물, 갈등, 극복 3가지 요소가 들어간 전형적인 줄거리입니다.
전형적이라는 건 새로울 게 없는 구조라는 뜻이죠. 그런데 매출에 큰 덕을 보았습니다.
전형적이라서 안 통하는 게 아닙니다. 대부분의 상세페이지엔 그 전형적인 것조차 없습니다.
다만 조심할 게 하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쓸 때 제품이 뭘 낫게 해준다는 식으로 넘어가면 안 됩니다. 특히 건강과 몸에 관한 물건은 그렇고요.
쓸 수 있는 건 왜 만들었는가까지입니다. 그 뒤는 쓰는 사람이 판단할 몫이고요.
Who가 하는 일
설득하는 질문이
아닙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게 있는데, Who를 설득하는 질문으로 아는 겁니다.
아닙니다. Who는 주목시키는 질문입니다.
추천 대상 목록을 읽는다고 사지 않습니다. 다만 그중 하나인 사람이 스크롤을 멈춥니다.
설득은 그다음 질문들이 합니다. 왜 사는지, 뭘 바라는지, 뭘 걱정하는지. Who는 그 사람들을 자리에 앉히는 일까지만 합니다.
Who가 하는 일
스크롤을 멈춘다
사게 만든다
그래서 Who가 틀리면 뒤가 다 헛돕니다. 잘 쓴 문장으로 엉뚱한 사람을 붙잡고 있는 겁니다.
잘 쓴 문장으로
엉뚱한 사람을 붙잡습니다.
직업이든 처지든, 읽는 사람이 자기를 알아볼 단어가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없으면 아무도 멈추지 않습니다.
바로풋은 '누가 쓰나'를 다시 적어 카테고리를 옮겼고, 무릎펴는 '누가 만들었나'로 차별화했습니다. 둘 다 제품은 그대로였고요.
Who는 설득하는 질문이 아닙니다. 맞는 사람을 자리에 앉히는 질문입니다. 그 사람이 앉아야 나머지가 시작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