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전환 7단계 · 4화 · ③ 노출

방송을 탄 날만 검색이 솟았습니다.

홈쇼핑에 나온 날만 검색이 송곳처럼 솟았다가, 다음 날이면 도로 주저앉았습니다. 광고를 돌린 동안만 팔린 겁니다.

지난 화에서, 고객이 '어떻게 찾는가'(②접점)를 잡았습니다. 키워드를 찾았으면 이제 '어디서 만나느냐'입니다. 오늘은 그 세 번째 단추, ③노출이죠. 좋은 키워드로 준비를 마쳐도, 고객과 마주치는 자리가 없으면 매출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대부분 한 채널에만 매달립니다. 특히 '돈을 넣으면 노출되는' 광고죠. 문제는, 광고는 끄는 순간 사라진다는 겁니다. 먼저 고객과 만나는 '접점'이 몇 가지인지부터 보시죠.

01

이론 · 노출이란 무엇인가

고객과 만나는 길은,
세 갈래입니다

고객이 내 상품에 닿는 길은 크게 셋입니다. 마케팅에선 이걸 트리플 미디어라 부르죠. 이 셋은 서로를 대신하지 못해서, 하나라도 없으면 그 자리에서 고객을 놓칩니다.

페이드 돈 내고 산 노출광고 · 홈쇼핑 · TV 없으면 모른다
언드 남이 해주는 말후기 · 리뷰 · 기사 없으면 못 믿는다
온드 내가 가진 채널자사몰 · 상세페이지 없으면 못 산다

핵심은 이겁니다. 광고로 사람을 불러도(페이드), 믿을 후기(언드)와 살 곳(온드)이 없으면 그냥 지나갑니다.

지금부터 이 셋을 하나씩 놓쳤을 때 벌어지는 일을, 실제 사례로 보시죠. 광고에만 기댔을 때, 검색에서 안 떴을 때, 그리고 내 채널을 어디까지 키워야 하는지입니다.

02

사례 1 · 미소 담은 진공 쌀통

다른 마케팅 없이,
홈쇼핑 하나만 켰습니다

제가 예전에 홈쇼핑으로 판 진공 쌀통이 있습니다. 다른 마케팅은 하나도 없이, 오직 홈쇼핑 한 채널에만 노출시켰죠. 그랬더니 검색량 그래프가 아주 독특한 모양이 됐습니다.

홈쇼핑 출연일에만 솟구쳤다 내려앉는 검색량 그래프
2020년 6~8월 '미소담은진공쌀통' 검색량입니다. 세로로 뾰족하게 선 날이 전부 홈쇼핑 방송일입니다.

방송 전인 6월 초는 검색이 0에 붙어 있습니다. 방송이 시작되자 출연한 날만 솟구쳤다가, 다음 날이면 도로 내려앉죠. 페이드 미디어 하나만 켠 결과입니다. 만약 홈쇼핑에 다른 마케팅을 곁들였다면, 이 송곳이 계단이 됐을 겁니다.

페이드만 켠다

솟았다가 곧바로 내려앉습니다. 켠 날만 반짝합니다.

송곳

셋을 다 갖춘다

광고로 부른 사람이 후기를 보고 상세페이지에서 삽니다.

우상향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게 있습니다. 그럼 마케팅을 더 퍼부으면 되느냐. 제가 바툼 욕실청소기로 그걸 해봤습니다. 2017년 상반기에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 작정으로 마케팅을 퍼부어서 검색량을 실제로 끌어올렸습니다. 그런데 광고와 마케팅이 끝나자 거의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다시 바닥을 쳤습니다.

이번엔 채널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제품의 퀄리티가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죠. 진공쌀통은 마케팅이 모자라서 송곳이 됐고, 욕실청소기는 마케팅을 다 하고도 제품이 못 받쳐서 돌아왔습니다. 같은 그래프인데 원인이 정반대입니다.

왜 셋을 다 갖춰야 할까요. 홈쇼핑을 보고 혹한 고객은 대부분 바로 안 삽니다.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죠. 상품평은 어떤지, 최저가는 얼만지. 그런데 이때 검색 결과에 좋은 상세페이지(온드)도, 후기(언드)도 없으면 애써 부른 고객이 그냥 흩어집니다.

그중에서도 후기(언드)가 결정적입니다. 상세페이지는 내가 쓴 글이니 고객도 '팔려고 좋게 썼겠지' 하며 걸러 듣고, 광고는 광고로 보죠. 반면 후기는 제3자가 해주는 말이라 믿습니다. 온라인에선 샘플을 직접 만져볼 수 없으니, 먼저 사본 사람의 증언으로 간접 체험하는 수밖에 없거든요.

KBS 9시뉴스가 소독제는 뿌리기보다 닦는 방식을 권한다고 보도한 화면
언드 미디어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판매자가 "우리 제품은 닦는 방식이라 낫습니다"라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 KBS 9시뉴스와 감염내과 교수,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대신 말해주는 편이 셉니다.

광고를 켤 때만 팔린다면,
그건 매출이 아니라 임대료입니다.

저도 솔직히 인정합니다. 팔 제품이 워낙 많다 보니 이 쌀통은 페이드에만 기댔죠. 온드와 언드까지 다 깔아뒀다면 훨씬 더 팔렸을 겁니다. 광고는 유입을 '사는' 것이지, 그 자체로 자산이 되진 않으니까요.

03

사례 2 · 바툼 브랜드

'종합가전'인 줄 알았는데,
네이버는 '난방 브랜드'로 봤습니다

광고로 사람을 불러도, 정작 검색에서 위에 뜨지 못하면 소용없습니다. 네이버에서 상위에 뜨는 규칙은 세 가지가 맞물려 정해집니다.

적합도
문을 연다
×
인기도
밀어올린다
+
신뢰도
지킨다

여기서 무서운 건 곱셈이라는 점입니다. 적합도가 0이면, 클릭이 아무리 많아도 전부 0이에요. 애초에 안 뜨는 겁니다. 그럼 그 적합도는 무엇으로 채점될까요. 상품명, 카테고리, 브랜드, 속성, 태그. 이 다섯입니다. 알고리즘이라니 막막해 보이지만, 전부 상품등록 칸에 그대로 있는 항목들이죠.

제가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던 바툼에서, 이 중 '브랜드' 항목에 걸렸습니다. 바툼은 난방용품을 주로 올려 자리를 잡았는데, 어느 날 청소기를 올렸더니 네이버가 노출을 거부했습니다. 우리는 '종합 생활가전'이라 여겼지만, 네이버는 그동안 쌓인 데이터로 '바툼 = 난방 브랜드'라 판단하고 있었던 거죠. 결국 그 뒤로는 브랜드명에서 바툼을 빼고 상품을 등록하고 있습니다.

바툼 브랜드 페이지. 욕실난방기, 온풍기, 카본히터 등 난방기기만 소개돼 있다
바툼 브랜드 페이지입니다. 우리는 종합 생활가전이라 여겼지만, 실제로 쌓아 올린 건 욕실난방기·온풍기·카본히터뿐이었습니다. 네이버가 본 것도 이 화면이었죠.

교훈은 뼈아픕니다. 브랜드 정체성은 내가 아니라, 내가 쌓아온 데이터가 정합니다. 그동안 어떤 상품을 올려왔는지가, 앞으로 무엇을 팔 수 있는지까지 정해버리는 거죠.

다행히 이 적합도는, 거꾸로 쓰면 무기가 됩니다. 이번엔 '속성' 항목이죠. '신발'로 검색하면 8,000만 개가 뜨지만, 브랜드, 색, 가격 속성을 다 채우면 47개로 좁혀집니다. 적합도를 정교하게 맞출수록, 경쟁자가 확 줄어든 자리에 서게 되는 겁니다.

8,000만

'신발'로 검색 시 노출

47

속성을 다 채우면

스마트스토어 상품등록 화면의 속성 입력란과 노출 경고 문구
스마트스토어 상품등록 화면. 상관없는 속성을 넣거나 너무 많이 넣으면 '네이버쇼핑 검색에 정상 노출이 되지 않습니다'라고 네이버가 붉은 글씨로 직접 경고합니다.
04

사례 3 · 아이사랑 카페

마케팅 강사가,
'블로그 키우지 마세요'라고 합니다

마지막 채널은 온드, 내가 가진 미디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흔한 오해가 있어요. '블로그·SNS·유튜브부터 키워야 한다'는 거죠. 저는 반대로 말씀드립니다.

저도 안 해본 게 아닙니다. 2000년대 초반 아이사랑 카페 회원 3만 명, 2013년엔 일 방문자 3천 명 블로그를 키웠죠. 판매에 도움은 됐습니다. 그런데 이걸 키우고 관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오픈마켓과 홈페이지만 챙기고, 나머지 온드는 일절 키우지 않습니다.

아이사랑 카페 회원 3만 명 돌파 화면
실제로 운영했던 아이사랑 카페. 맨 위 03.29에 '게시물 100,000개 돌파', 그 아래 03.23에 '카페 멤버 30,000명 돌파'가 찍혀 있습니다.

이유는 능력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대부분의 사장님은 주문 들어오면 택배 싸고 CS 받느라 블로그를 키울 틈이 없어요. 솔직히 말하면 중견기업에서 대기업 정도는 되어야, 출근해서 온드만 키우는 부서를 따로 둘 여력이 생깁니다. 온드는 첫 단추가 아니라, 자금 여유가 생긴 다음에 붙이는 조각입니다. 개설은 해두되, 키우는 건 나중이죠.

단, 여기엔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이건 택배 싸느라 바쁜 제조·판매업 기준이에요. 콘텐츠나 교육처럼 온드 자체가 곧 상품인 사업이라면 정반대입니다. 그땐 온드가 첫 단추죠. 내 사업이 어느 쪽인지부터 봐야 합니다.

오늘 세 사례를 정리하면, 노출에서 놓치면 안 되는 건 이 세 가지입니다.

필요(①)와 키워드(②)로 사람을 부를 준비를 마쳤다면, 이제 이 세 채널을 고르게 깔아 그들을 맞이할 차례입니다. 광고 하나에만 기대면, 광고를 돌린 동안만 반짝하는 '송곳'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오해는 마세요. 광고를 쓰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순서의 문제죠. 온드와 언드를 먼저 깔아둔 상태에서 광고를 켜면, 그때부터 광고비가 자산으로 남습니다. 저 역시 연매출 100억을 만든 결정적인 이유로, 타이밍을 제대로 맞춘 광고를 꼽습니다.

05

대표님 차례

이 질문을
던져보십시오

"광고를 꺼도,
내 상품은 팔리는가?"

답이 '아니오'라면 지금 매출은 광고비가 만들어낸 겁니다. 광고를 끄는 순간 같이 사라지죠. 오늘 할 일은 간단합니다. 후기가 몇 개인지, 그리고 검색해서 들어온 사람이 볼 상세페이지가 있는지. 이 둘부터 확인해보세요.

노출을 깔았으면, 이제 그 자리에서 3초 안에 클릭당해야 합니다. 다음 화는 ④클릭입니다. 썸네일에 강아지 한 마리 넣었더니 클릭이 1.5배가 된 이야기를 가져오겠습니다. 같은 상품, 같은 가격인데 사진 한 장이 갈랐습니다.

셀러박사 전준혁

혼자 하지 마세요

내 상품의 노출, 다시 깔아보기

커뮤니티에는 단계별 개선 사례가 계속 올라옵니다. 대표님 상품의 채널을 점검해보시고, 막히면 물어보세요.

무료 커뮤니티에서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