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하면 이런 반론이 자주 나옵니다.
"배민도 마켓컬리도
광고로 떴잖아요."
큰돈을 들여 이미지 광고를 때리면 되는 것 아니냐는 말씀입니다. 작은 회사도 그렇게 하면 안 되냐고요.
이 반론은 앞에서 한 번 답을 드렸습니다. 짧게만 다시 보죠.
배민도 마켓컬리도 뜬 건 맞습니다. 다만 그 돈은 매출이 아니라 계속 받은 투자금이었습니다. 지분을 넘기고 투자를 받을 게 아니라면, 그 길은 우리 길이 아닙니다.
같은 광고, 다른 지갑
한두 번에 바닥난다
계속 받아 버틴다
오늘은 그다음입니다. 그럼 대기업 옆에서 작은 회사는 어떻게 사느냐.
정면으로 붙으면
큰 회사가
이깁니다
냉장고를 예로 들겠습니다. 냉장고 시장에는 삼성과 LG라는 두 고래가 있죠.
여기에 작은 회사가 "우리도 냉장고 만듭니다" 하고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기술도, 유통망도, 광고비도 다 밀립니다. 같은 칸에서 붙으면 큰 회사가 이깁니다. 이건 정해진 결과죠.
그래서 같은 칸에서 붙으면 안 됩니다. 앞에서 「체급」 이야기를 했던 것과 같고, 다만 이번엔 상대가 대기업입니다.
그래서 뭘 했나
냉장고 말고
김치냉장고입니다
딤채는 냉장고로 삼성·LG와 붙지 않았습니다.
대신 김치냉장고라는 칸으로 갔습니다. 냉장고이긴 한데, 냉장고 전체가 아니라 김치라는 한 칸입니다.
쿠쿠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전 전체가 아니라 전기밥솥이라는 한 칸으로 갔죠.
같은 시장, 다른 칸
두 고래의 바다
나눠 가진 한 칸
여기가 핵심입니다. 큰 시장을 통째로 이기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안의 한 칸을 떼어내 자기 것으로 만들었죠.
큰 회사 입장에서는 김치냉장고 한 칸이 굳이 다 잡을 만큼 크지 않습니다. 그 틈이 작은 회사의 자리가 되거든요.
저자가 쓴 단어를 보십시오
이겼다가 아니라
살아남았다입니다
여기서 표현 하나를 보겠습니다. 딤채가 삼성·LG를 「이겼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딤채는 냉장고 시장에서 삼성·LG를 이긴 적이 없습니다. 냉장고 전체로 보면 여전히 두 고래가 크죠.
딤채가 한 건 김치냉장고라는 칸에서 살아남은 것이고, 쿠쿠는 밥솥이라는 칸에서 살아남았고요.
작은 회사의 목표는 이기는 게 아닙니다. 큰 회사가 굳이 안 오는 자리에서 살아남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한 칸을 오래 지키면, 「김치냉장고 하면 딤채」가 됩니다. 한 칸에서는 딤채가 대명사가 된 겁니다.
한 칸을 지키는 법
깃발을 꽂았으면
내려놓지 마십시오
칸을 나눠 가지는 것만으로 끝은 아닙니다. 그 칸을 지켜야 합니다.
한 카테고리에 1등 깃발을 꽂았다면 죽어도 그 깃발을 사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라인업을 갖춰서 카테고리 리더 자리를 내려놓지 말아야 하고요.
그렇게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 잘 팔리는 히트 제품 하나를 넘어서서 브랜드가 됩니다.
딤채와 쿠쿠가 그렇게 됐습니다. 처음엔 한 칸을 지키는 회사였는데, 지금은 그 이름 자체가 하나의 카테고리가 됐죠.
한 칸을 오래 지키면
떼어낸다
사수한다
카테고리가 된다
대표님 차례입니다
쿠팡과 같은 칸에서
싸우지 마십시오
대표님 시장에도 두 고래가 있을 겁니다. 대형 브랜드든, 쿠팡 같은 큰 채널이든요.
그들과 같은 칸에서 같은 걸 팔면 결과는 냉장고와 같습니다. 가격도 물량도 다 밀리니까요.
그러니 물으셔야 합니다. 이 큰 시장 안에, 큰 회사가 굳이 안 챙기는 좁은 칸이 어디인가.
냉장고 안의 김치냉장고 같은 자리입니다. 큰 회사에겐 작아서 시시하지만, 나에겐 충분히 큰 칸 말입니다.
그 칸을 찾으면, 다음은 하나입니다. 거기 깃발을 꽂고 안 내려놓는 것이죠.
큰 회사를 이기려 하지 말고
안 오는 데로 가십시오.
정면으로 붙으면 규모가 이깁니다. 그런데 큰 회사는 작은 칸을 굳이 다 잡지 않습니다. 그 틈이 우리 자리입니다.
오늘 하실 건 하나입니다. 내가 파는 큰 카테고리를 한 단계 더 좁혀보십시오.
냉장고에서 김치냉장고로 좁혔듯이요. 좁힐수록 두 고래에게서 멀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