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 3D펜을 팔기 전에 경쟁사를 정해야 했는데, 어린이3d펜으로 검색하니 전체 상품이 15,512개였습니다.
이 중에 누구를 뜯어봐야 할까요.
보통은 맨 위에 있는 걸 봅니다. 검색하면 쇼핑검색 광고를 시작으로 상품이 쭉 뜨고, 기본 정렬이 네이버 랭킹순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정렬 기준을 바꿨습니다. 그 옆에 낮은 가격순, 높은 가격순, 리뷰 많은순, 리뷰 좋은순, 등록일순이 있어서 리뷰 많은순을 클릭했습니다.
정렬을 바꾸자
순위가 더 높던 상품이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바뀐 리뷰순 화면을 뜯어보죠. 여러 경쟁사 상품 중 리뷰 1536개의 상품이 있고, 그 밑에 리뷰 1387개의 상품도 있는데 같은 브랜드니 사실상 리뷰가 2923개인 셈입니다.
브랜드로 묶으면 2등인 헬로키티는 846개. 3배가 넘게 차이 납니다.
그런데 정렬을 바꾸기 전에는 이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조사하던 당시 네이버 랭킹순에서는 리뷰가 훨씬 적은 헬로키티가 펜톡쿨보다 위에 있었습니다. 최근 며칠 판매가 반짝 몰리면, 리뷰가 적어도 맨 위로 올라오거든요.
순위는 헬로키티가 더 높지만, 더 잘 나가는 상품은 펜톡쿨이었던 것이죠.
이론 · 랭킹과 리뷰는 다른 시계다
하나는 순간이고
하나는 누적입니다
왜 리뷰 많은순으로 봐야 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네이버는 지금 당장, 현재 잘 나가는 상품을 우선적으로 보여줍니다. 이건 최근 클릭·판매·리뷰를 합쳐 매기는 네이버 내부 점수, 곧 인기도 지수에 따라 어제 다르고 오늘 다릅니다.
두 정렬이 보여주는 것
잘 나가는 상품
쭉 잘 나간 상품
그러니 과거부터 지금까지 쭉 잘 나간 전통적인 강호를 찾기 위해선 리뷰 순으로 봐야 합니다.
검색 첫 화면의 1등을 그대로 경쟁사로 삼으면, 어제 반짝 오른 상품을 한 달 동안 분해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펜톡쿨 상품으로 들어갔습니다.
뜯어보기 · 잘 만든 쪽부터
기본에 충실하게
잘 만든 상세페이지였습니다
먼저 한 번에 얼마어치 사가는지부터 볼까요? 옵션을 살펴보니 3d펜 본품에 필라멘트, 교재, 어댑터까지 충실하게 갖춰놨습니다. 하나 사러 온 사람에게 더 얹어 파는 건 잘 하고 있군요.
저희도 이런 기본적인 부분은 따라가되 더 풍성한 세트 구성도 고민해볼 수 있겠습니다.
구성만 신경 쓴 게 아니라 제품에 이야기를 입히는 스토리텔링도 빼먹지 않았습니다.
상세페이지도 쭉 살펴봤습니다. 3d펜을 이용해서 작품을 만드는 동영상을 보여주고 상품 구성 패키지와 3d펜의 기능을 잘 설명했습니다.
상세페이지는 이런 것까지 짚습니다. 쥐는 느낌(그립감)이 좋고, 필라멘트가 중간에 안 막히고, 배터리가 오래 가고, 아이가 놀기 좋은 저온 필라멘트를 쓴다. 이렇게 사용하면 되고 주의할 점은 무엇이다. 하나같이 제품 편 이야기죠.
기본에 충실하게 잘 만든 상세페이지입니다.
여기까지 보고 나면 보통 마음이 꺾입니다. 1등은 이유가 있어서 1등이구나 싶으니까요.
그런데 안 보이는 게 있었습니다
전부 자기 이야기였습니다
아쉬운 점은 자사 상품 이야기만 있지, 소비자의 이야기는 없다는 점입니다.
다시 보시면 알 수 있죠. 무엇을 파는지, 어떤 기능이 있는지, 어떻게 쓰는지, 누가 쓸 수 있는지까지 다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언제, 왜 사는지가 없습니다.
아이가 언제 이걸 갖고 싶어 하는지, 부모가 무엇 때문에 망설이는지, 사고 나면 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저는 여기서부터 승산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당그니도 저온 방식에 배터리·필라멘트 사양이 대등했고, 디자인은 오히려 더 낫다고 봤습니다. 기능으로만 붙어도 밀릴 게 하나도 없었던 거죠.
그렇다면 답은 정해지죠. 동영상으로 활용 방법을 보여주는 등 경쟁사가 잘 만든 포맷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경쟁사가 미처 놓친 콘텐츠를 넣어주면 됩니다.
그런데 아래 칸을 채우려면 소비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그건 어디서 구할까요.
1등 상품의 리뷰를 쭉 읽다 보면, 경쟁사 조사를 하다가 소비자 조사까지 덩달아 됩니다. 경쟁사 리뷰창이 그 창고입니다.
거기서 나온 말을 아래 칸에 채워 넣으면 됩니다. 다만 하나가 더 남죠. 후발주자인 우리는 쌓인 후기가 부족하니까요. 그런데 경쟁사도 리뷰를 모으는 이벤트를 따로 걸고 있진 않았으니 여기에 틈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상세페이지를 더 좋게 만들고 이벤트를 걸어 후기를 모으면, 충분히 1등 자리를 노려볼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등을 뜯었는데
못 이길 것 같습니까?"
다 갖춘 것처럼 보이는데 소비자가 안 보이면, 거기가 들어갈 자리입니다.
딱 한 가지만 해보시면 됩니다.
지금 네이버에서 대표님 상품의 대표 키워드를 검색하고, 정렬을 랭킹순에서 리뷰 많은순으로 바꿔보십시오.
맨 위 상품이 바뀌면, 그동안 다른 사람을 경쟁사로 알고 계셨던 겁니다.
그리고 그 진짜 1등의 리뷰를 열어 소비자가 하는 말을 읽어보십시오. 판매자만 떠들고 소비자가 안 보이는 자리, 거기가 대표님이 들어갈 자리입니다.